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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지리산 정령치-고리봉-세걸산-세동치-부운치-바래봉삼거리-바래봉-용산마을

비로자나의 숲 2018. 10. 21. 11:24

지리산 바래봉 (1,165m)


일자 2018년 10월 20일


<등산코스> 정령치-고리봉-(점심식사)-세걸산-세동치-부운치-바래봉삼거리-약수터-바래봉

<하산코스> 바래봉-약수터-바래봉삼거리-용산마을



오늘은 정상을 찍는 코스가 아닌 지리산의 북쪽 능선을 타봤다.


정령치 주차장은 요금이 비싸다고 알려져 있어... 

(잠깐 세우는 것은 괜찮지만 하루요금을 내야 하는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

차를 용산마을주차장에 댔다.


용산마을 주차장은 아마도 (?) 지리산 허브축제 기간이나 바래봉 철쭉축제 기간에는 요금을 받을 것인데

지금은 요금을 받지 않는다.

산을 타고 알았다. 왜 요금을 안받는지...


전주 이마트 출발 8시 

남원 운봉 용산마을주차장 9시 40분 (자가용, 무료도로 탐)

남원 정령치주차장 10시 16분 (택시, 요금 23,000원)


택시기사님의 안전등반 응원을 받으며 정령치에 도착했다.



정령치 주차장에서 계단을 타고 올라오면 이런 이정표와 만나게 된다.


고리봉 방향으로 이동한다.




정령치 주차장을 바라본 모습.


오늘도 차들이 많다.


멀리 지리산이 보인다.



능선코스라서 쉬운줄 알았는데


속...속은 느낌(?) 


아무도 날 속이지 않았다. 쉬울거라는건 나의 선입견이지....


명색이 지리산인데 ... 



여기 보이는 것이 아름다운(?) 바위가 아니고 걸어가야 하는 등산길이다.


그러니까 우측하단에서 좌측상단으로 기어(?) 올라가야한다.


무슨 철쭉이며,, 무슨 지리산을 본다고 여길 왔을까.


한눈팔면 저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 



고리봉이다.


여기 올때까지 만난 등산객은 


함께 출발했던 파란잠바 아저씨하고 지리산 관리직원이다.


정령치의 그 많던 차들은 지금쯤 하산했을 것이다.



고리봉은 오늘 경험할 봉우리 중에 가장 높은 봉우리이다.


옆 봉우리로 이동하기 위해 낙엽깔린 바위를 집중해서 밟고 내려간다.


이런 길만 있는건 아니다.


눈높이만한 키의 나무가 하이파이브 요청하는 구간 (하이파이브 거부하면 눈가에 검은 문신 하는 수가 있다)


허리쯤 오는 대나무가 옷에 먼지 털어주는 구간 등등...


다양한 코스가 준비되어 있다.


한눈팔면 안된다.



바래봉이 7.4키로라니


그저 날아가듯 달려가면 도착할 줄 알았는데


초입 산세를 보아하니 예상보다 시간을 더 길게 잡아야 할듯..



정신차려보니 어느 봉우리에 도착했다.


저 바위 위에서 만세하며 사진 찍으시던데


나는 그냥 지쳐서 앉아있기로 한다.


여기서 점심식사를 했다.



이 나무들 있는 구간 또 나왔다.


길은 좁고


다른 갈곳은 없고


하이파이브 !



이정표가 너덜너덜한걸 보아하니..


이곳은 아마 지리산의 정비전 모습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지리산 종주코스는 길도 넓고 정비도 잘 되어 있던데...


여기는..


계단이 필요한 곳에 계단도 없고..


평지인줄 알았는데 잘못 디뎌서 미끄러지고...



기어가다 못해


유격훈련 해야하는 곳도 있다.


0번 올빼미의 깔끔한 시범을 보고 1번 올빼미는


'아이구... 내가 어쩌다가 이런 코스를....  내가 줄을 왜....'


를 외치며 내려왔다고 한다.


'다리는 수직이 되게'가 포인트다.




세걸산에 왔다.


산이다.


여기쯤 오면 한....1/3 온거 같은 기분이 든다.


정령치가 3.8키로 바래봉이 5쩜몇키로 남았는데 


돌아가는 건 하고 싶지 않아서 거리가 더 멀지만 목적지로 이동하기로 했다.


길이 좋기를 바라면서...



이런거 보면 동네 뒷산같다.


엄연히 지리산이다.



세동치에 왔다.


산탄지 한 3시간 반정도 지났다.


지금까지 만난 등산객 (초입에서 만난 파란잠바 아저씨 제외)


느긋한 아저씨 두 분, 그 두 분을 기다리는 아줌마, 큰 가방 메고 다니는 커플, 썬탠하던 아줌마와 아저씨, 정령치-바래봉 왕복하는 아저씨


-_- ...


길이 좁아서 비켜주기도 좀 번거로운데


마주치는 등산객들도 적은것이 다행일지도(?)


그러다 문득,


조난 당하면 누가 발견하나... 하는 걱정도 스멀스멀 들기 시작한다.




이런거 보면..


정말 별별 코스가 다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경험할 수 있는 온갖 종류의 코스는 다 있다.


흔들다리와 계곡 코스 빼고..




부운치다.


바래봉은 분명..


있을 것이다.



정령치-바래봉 왕복하는 아저씨가


바래봉쪽에 길은 분명 좋다고 했다.


짚으로 만든 푹신푹신한 걸로 깔려있고


계단도 있고..


그 길을 꿈꾸며 계속 걷는다.


현실은 나무의 하이파이브와 대나무의 먼지털기


바위와 활엽수 낙엽의 콜라보


굴러댕기는 돌들의 여러가지 조합이다.




어느 봉우리를 지나니


키큰 나무는 없고


둥근 언덕같은 봉우리가 나타났다.



바래봉 철쭉동산에 왔나보다.


저 보일랑 말랑한데가 바래봉 정상이다.


왜... 멀어보이지...



바래봉이 1.5키로라니...


그런데 생각해보니 바래봉에 간다고 끝이 아니다..


정상 찍고도 용산마을로 내려가야 하는데... (?)



길이 좋아서 좋다가도


용산마을 하산길은 어떡하나 걱정하다가


발이 내발인지 니발인지 모를것도 같고


등산스틱 잡고 다닌 팔도 아프고


온갖생각이 들다가


생각이 멈췄다.



여기 도착한 시간이 4시 45분


등산 시작한지 6시간도 넘은듯...


시간이 절묘해서 그런지 풍경이 그림같이 아름답다.


철쭉만 홍보말고 지금 이시기도 홍보하면 좋을텐데..



사람은 없고...


노을과 억새와 단풍든 철쭉과 좋은길..




바래봉이 800미터 용산주차장이 4.2키로


분명 바래봉 가는 길이다.



이번 산행에서 힘들었던 점 중에 하나는 물이 없어서 아껴먹은 것이다.


약수터 물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바래봉으로 향하는 것도 있었다...



바래봉 200미터..


신나서 뛰어갈 힘 없다.


한 걸음 한걸음 집중한다.



바래봉에서는 지리산 능선 봉우리들을 다 볼 수 있다.


우리는 저 고리봉(오른쪽 끝 봉우리)에서 여기까지 왔다.




바래봉 도착!!


용산주차장이 4.8키로라니


어플이 곧 일몰이라고 하산하라고 한지 좀 됐는데...


정말 큰일이다...



어찌 됐건 바래봉 도착.


바람막이는 여기 도착해서 입었다.




오늘 저 중앙의 뾰족한 꼭대기에서 능선타고 오른쪽 봉우리까지 온 후 다시 여기 동산까지 왔다.


산 정상의 풍경이 오늘 산행 요약정리 하는 것 같네...



저기 봉우리중에 가장 높은 봉우리가 지리산 천왕봉이다.


출발할때는 아주 멀리 있었는데 여기 도착하니 정면에 보인다.



목적지는 바래봉이 아니였다.


안전하게 용산마을에 도착해야 비로소 등산완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는 바래봉 삼거리다.


여기 바래봉 일대는 사람들이 다니기 좋게 길이 포장되어 있다.



고리봉에서는 남원 시내 풍경이 보이더니


여기서는 운봉읍 풍경이 보인다.


얼른 내려가야 할텐데...



해가 이제 지려고 한다.


구름 속에 쏙



서둘러!!!!!!



한참 내려온 것 같은데 3.2키로 남았다니..


근데 철쭉철에 관광객들은 무슨 수로 바래봉에 올 수 있지?


설마 이 길을 걸어서???


(바래봉에 오르는 다른 방법이 있....있겠지?)



해는 지고 말았고


헤드랜턴을 켰다.


0번 올빼미와 1번 올빼미는


귀신과 천녀유혼 이야기와 많은 온갖 귀신들 이야기를 하며 내려왔다.


1번 올빼미는 등골이 서늘해서 정면만 바라보며 불빛을 의지해 내려가는데


0번 올빼미는 갑자기 걸어온 길을 휙휙 돌아본다.


아... 괜히 뒤돌아보고 싶은거는 나만 느끼는 것이 아닌가.


그러다 0번 올빼미는 길을 잘못든게 아니냐며 회의심을 내비쳤고


1번 올빼미는 .... (하략)



달이 아주 밝다.


우리는 이 이정표를 지나 주차장에 도착했다.



겨우 내려와보니 우리 베오가 넓디넓은 주차장에 덩그러니 홀로 서있었다.


등산완료!!



남원 운봉 용산마을주차장 오후 7시